소식지 2022년 7,8월호
<난민과 함께 살기>
6월 13일 난민회의 후기
주고 받은
김지은
야무드 님에게서 “남유정 님이 보낸 방울토마토를 받아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았다. 그의 급작스럽고 복잡한 현실 가운데 빨간색으로 빛나는 토마토 얘기는 듣는 나에게도 기쁨을 선사했다. 난민모임에서는 난민 친구들과 어려움을 함께하며 마음을 주고받는 일이 꽤 있는 편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시민들이 어떤 계기로 후원을 시작하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이전 소식지에 이정훈 님이 아내(한제선)의 생일선물로 알트루사에 기부를 하고 글을 썼다. 나는 글을 보고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고, 내게도 그런 날이 올까 부러워했다. 그 후 받고 싶은 생일선물을 묻는 동생에게 선물은 필요 없고 알트루사 난민후원금을 기부하면 좋겠다고 했다. 동생은 “나도 난민 기부하려고 했거든!” 하며 앞에 흥! 이라도 붙여야 할 목소리로 말했다. 동생이 이미 난민과 함께하고 있는 마음을 내가 권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이다.
한제선 님의 아들이 군에서 휴가 나와 생일을 맞았다고 한다. 바빠서 선물 대신 봉투에 현금을 담아 필요한 데에 쓰라고 했는데 “엄마, 나 돈 필요 없어요”라고 했단다. 그래서 그럼 알트루사 난민후원을 해도 되는지 물으니 그러자고 했단다. 이렇게 한제선 님 가족은 기념일에 기부를 종종 하고 있다.
이미경 님은 난민모임을 하며 어머니에게 난민에 대해 조금씩 이야기를 꺼냈다. 어머니는 처음에는 신문에서나 보는 남의 일로 생각했는데 이야기를 계속 들으니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처음 후원금을 모으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을 때는 외면하셨는데 며칠 후 마음에 걸렸다며 후원금을 내셨다. ‘외면’에서 ‘후원’의 대반전에도 별 말없이 행동하는 모습을 보며, 어머니와 딸이 마음의 변화에 대해 세세한 마음을 나누는 미래를 그려보았다.
난민모임에서 선물을 받은 보베테 님은 답장을 했다. “안녕하세요. 토마토와 예쁜 스카프와 카드를 잘 받았습니다. 제 가족을 생각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신의 은총이 당신을 백배로 만들 것입니다. 건강을 빕니다. 신의 은총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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