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2023년 6월호(259호)
<기후응급시대>
동해안에서 피서 하기 어려워
이상엽
여름 피서 하면 한국인에게 해변을 빼놓을 수 없다. 반도인 우리나라는 해변의 풍광과 지형이 참으로 다양하고, 그 중에서 물 깊고 맑은 동해 바다는 단연코 최고의 피서지로 꼽힌다. 특히 삼척의 맹방, 장호, 나곡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모래사장 벨트가 유명하다. 그런데 최근 맹방 해변의 백사장 2킬로미터가 바다로 쓸려나가면서 비상이 걸렸다. BTS의 노래 ‘버터’ 뮤직비디오로 유명해진 맹방해수욕장의 침식은 자연현상인지 인근 화력발전소 항만시설 공사 때문인지 설왕설래하지만, 강원도는 최근 5년 동안 해안 침식으로 “정부는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를 출범시키고, 2040년까지 100% 탄소 중립을 실천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는데 강원도에서는 화력발전소가 건설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국립해양조사원은 기후변화로 지난 30년간 동해안 해수면이 연평균 3.71㎜씩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우리나라 세 개 해안의 해수면 상승치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1991년부터 2020년까지 30년간 우리나라 전 연안의 평균 해수면이 매년 3.03㎜씩 평균 9.1㎝ 높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조류의 파도를 변화시키기 충분한 수치이고, 이것이 해안 침식의 원인들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게다가 동해안 해수욕장 근처에서 공격성이 강한 청상아리나 악상어 등 3~5미터 짜리 상어들이 출몰하고 잡힌다는 것이다. 이들은 주로 오키나와 아래쪽에서 서식하는 아열대성 종류들로 우리 바다에는 어울리지 않은 종들이지만 꾸준히 동해안의 수온이 상승하면서 출현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특히 여름철에 몰려들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상어의 공격성은 <죠스> 이후 부풀려진 측면이 있고 실제 피해자가 나오지도 않으니 지레 겁먹을 필요 없겠지만 바뀌는 생태계에서 과연 여름 피서가 얼마나 피서다울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여름이 참으로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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