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 소식지(245호)
<재미있는학교 청년모임>
2021년 11월 12일 후기
현주는 이미 좋은 선생님
한문순
오늘날 청년 문제는 우리 사회의 주요 화두가 되었으나 막상 이에 대한 관심은 ‘취업난’이라는 상투적인 이슈에 한정된 듯하다. 그러나 청년모임에서 오가는 생생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취업 고민이 전부가 아님을 알게 된다. 청년모임에 참석한 청년들은 자기 삶에서 고투하는 가운데 서로 이끌어주며 각자의 길을 찾아간다. 서로 적절하게 공감하고 북돋는 청년들이 참 귀하다.
곧 임용고시를 치르는 현주는 요즘 지역복지관에서 청소년에게 국어를 가르친다. 온라인 화상모임으로 가르치다 “위드 코로나”를 맞아 복지관에서 직접 수업이 이루어졌다. 엉망진창에 우당탕탕거리는 정신없는 만남이었다. 여기저기 돌출 행동이 끊이지 않았고 인사는 엉뚱했다. 아이들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대신 얼굴앞으로 바싹 다가와서 불쑥 “선생님 누구예요?”를 연발했고 수업 중에는 자기들끼리 떠들다 큰 소리로 싸웠다. 현주는 첫날 너무 황당해서 우울했다.
다음날부터는 학생들 이야기에 일일이 대꾸하기보다 학생들이 하는 이야기를 잘 들어보았다. 그리고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다. “네가 그렇게 하면 내 기분이 너무 나빠.” 그러자 전혀 말을 들을 것 같지 않던 아이들의 행동이 바뀌기 시작하더란다. 그러고 나서야 아이들 상황을 생각해보게 됐다. 자신이 자란 환경과는 다른 처지에 있는 아이들이 많았다. 아이들은 적합하게 관심을 표현하는 방법을 몰라 엉뚱하게 표현하는 것 같았다.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했던 자신이 반성이 되었다.
아직 교사 자격시험을 통과한 건 아니지만 학생들로부터 배우고 반성하는 현주는 이미 누구보다도 좋은 교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있는학교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엄마가 활동하는 알트루사에서 할머니와 이모들을 떼로 만난 현주가 어느 틈엔가 알트루사 정신을 체화해서 어른보다 더 잘 학생들을 돌보고 사랑하며 가르치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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