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2023년 5월호(258호)
<여성의 눈으로 건강하게 성서읽기>
4월 12일
마음이 드려진다면
김은정
누가복음 20장에서 우린 버려진 모퉁이 돌을 쉽게 판단하는 것 같았다. 이미 알고 있고, 경험했다고 해서 저지르는 과오를 생각하게 되었다. 하나님이 부여해 주신 각자가 소중하고, 그 역할에 충실하고 만족하는 게 요구된다.
포도원 소작인들의 무지와 욕심이 하나님이 보내신 종을 죽이고 결국엔 하나님의 아들까지 죽이게 되는 참상을 읽는다. 하나님은 우리가 그런 인간임을 알고 계셨다. 그럼에도 우리를 위해 십자가를 통한 죄 사함을 준비하시는 헤아릴 수 없는 그분의 생각을 뒤로 하는 그 어리석은 포도원 농부가 내가 아닐까? 내가 하는 큐티(Quiet Time:매일 조용한 시간과 장소를 정해 성경말씀으로 하나님을 만나는 시간), 기도가 우리가 부여한 틀에 맞춰 끝내고 마음을 드리지 않음을 자주 느낀다. 이래도 될까? 하는 의구심이 들면서 미안함과 이해해 주시겠지 하는 마음으로 말씀을 덮고 기도를 마치고 등을 돌려 하루를 내달린다.
기도 응답은 하나님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거냐고 묻던 어린 아이들과 비슷한 질문을 모람이 했다. 어떤 느낌이냐고 묻는데 나 역시 궁금했다. 오랜 신앙생활을 해왔던 기독교인들은 기도하고 결정할 거라는 말을 자주 한다. 가끔은 목사님의 기도 응답이 내 기도 응답인 양 받아들일 때도 있다. "목사님, 그 기도 응답은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받으신 거예요? 저도 기도했는데 전 다르게 응답 받았거든요..." 왜 이런 활발한 교제가 차단되었을까?
찬양 가사에도 하나님보다 먼저 가지 않겠다는 내용이 있다. 이것은 하나님 중심으로 살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 있으나, 하나님이 먼저 가도 가지 않는 인간의 간교함을 지적하는 모람도 있었다. 내가 해결할 수 없는 큰 산 앞에서 하나님께 도움을 요청하며 끝이 보이지 않을 땐 원망한다. 그리고 내가 능히 해결할 수 있는 일 앞에서는 내가 다 결정하고, 기도가 아닌 통보를 하고 사는 내게 하나님께 마음을 드리며 교제하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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