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활동가일기>
알트루사, 행촌동으로 이전하다
이주영
올해 알트루사의 가장 커다란 변화 중 하나는 사무실 이전일 것이다. 새로 이사 온 곳은 행촌동의 한옥이다. 이전 사무실이었던 계동 한옥과 비슷한 느낌도 있어서 새로 이사한 집인데도 낯설지가 않고, 오래전부터 우리 집이었던 것같이 편안하고 아늑하다. 한옥치고는 외풍이 적어 따뜻하고 마당에 햇볕도 잘 들어 앞으로 맞이할 봄, 여름, 가을의 모습이 어떨지 설레고 기대된다.
보통의 가정집도 이사 한 번 하려면 얼마나 번거롭고 수고로운가. 집을 구하고 알아보고, 이사를 결정하고 실행에 옮기기까지 정말 많은 모람들의 노력이 있었다. 모람들이 마음 터놓고 이야기하고 쉬었다 갈 수 있는 공간, 또 새로운 사람들이 찾아오고, 자꾸 오고 싶은 그런 집을 찾기 위해 담당 이사들이 오랜 기간 수고했고, 이사를 위해 이사추진위원회도 꾸렸다. 그렇지 않아도 업무가 많은 두 간사의 수고도 두말 할 것이 없다. 나는 직장 일 때문에 큰 도움은 못 될 것이 뻔했지만 그래도 한 손을 보탠다는 뜻으로 끼어들었다. 코로나 상황이라 여럿이 한 번에 모이지도 못해서 각자 시간 되는 대로 와서 혼자서, 때로는 두세 명이 정리하고 또 정리했는데 이사를 하고서도 할 일은 계속 나왔다. 이사는 이사전문업체에서 다 해주는 일이 아니다.
알트루사의 특징은 무슨 위원회를 꾸리더라도 위원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거들고 같이 한다는 점이다. 한 끼 밥을 지으려면 시장을 보고 재료를 사 와서 준비를 먼저 해야 하고 또 식사 후 설거지와 뒷정리까지 해야 하듯이 정말 수많은 보이는 일과 보이지 않는 일들을 모람들이 함께 힘을 모아 해냈다는 점에서 뜻깊다. 여전히 쓸고 닦을 곳이 남아있으니 자원 활동의 손길도 계속 기다리지만, 그냥 와서 쉬었다 가도 좋겠다. 집은 사람이 드나들고 머물러야 온기가 가득해지니까. 대신 방역수칙은 잘 지켜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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