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 소식지(245호)
<코로나19시대, 우리 이야기>
커피 한 잔에 온 마음을 바치다
이형춘
나의 경우는 좀 특이하고 운이 아주 좋은 것 같다. 아주 오랫동안 장사가 너무 안돼서 걱정이었다. 코로나가 시작된 그해 역시 개업 이후 15년 내내 그랬듯이 손님이 별로 없어서 우울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예람교회 교인들과 알트루사 모람들이 걱정하고 사랑해준 마음도 생각났다. 그래서 이전보다 열심히 장사하기로 했다. 긍정적인 생각 덕분이었을까. 손님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 달 정도 후에 코로나가 빵 터졌다. ‘나는 운도 되게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코로나와 관계없이 손님들은 꾸준히 가게를 찾았다. 하지만 뉴스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늘어나는 것을 보고 사람을 많이 만나는 일이 무척 겁났다. 8.15 광화문 집회로 확진자가 폭증했을 때는 감염될까 봐 몹시 두려운 나머지 한동안 가게 문을 닫기도 했다. 하지만 하루하루 벌어먹고 살아가는 처지라 일을 언제까지고 안 할 수 없었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생각도 들었다. 커피 공부를 계속해서 나만의 커피를 만들고 싶었다.
지금도 코로나의 위험은 여전하고 전보다 더 많은 확진자가 나오고 있지만, 손님들은 계속 계속 찾아온다. 사람을 많이 만나는 일이 불안했지만, 이제는 이런 상황이 오래되어 익숙해진 것 같다. 다행히 커피도 점점 맛있어지고 있다. 더군다나 작년 봄에 새롭게 문을 연 커피한잔 2호점, 북한산성점에서 아내가 만든 디저트를 받아서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다. 손님들이 매우 맛있어한다.
한 손에는 커피, 다른 한 손에는 디저트를 들고 예전보다 훨씬 더 재미있고 자신 있게 장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꿀릴 게 없다’ 생각할 정도로 마음이 편안해졌다. 모든 것은 내가 잘해서 이뤄진 것이 아니다. 커피한잔 손님, 예람교회와 알트루사 모람들의 사랑과 관심이 아니었다면 버티기 힘들었다고 생각한다. 커피한잔이 작은 카페이다 보니 코로나가 두렵기도 하고 장사가 더 안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하지만 아내와 내가 맛있는 커피와 디저트를 열심히 만들어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마음을 담아서 전하면 코로나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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