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겨울 양식 한 보따리

2022.2. 소식지(245호)

<나의 후원 이야기>

 

겨울 양식 한 보따리


박희영

 

오늘 드디어 기다리던 계간지 <니> 과월호가 도착했다. 얼마 전 소식지에서 과월호를 신청하면 보내준다는 광고를 읽고 사무국로 연락했다.    

 

보금자리 이사를 하면서 책정리를 좀 하기로 했다며 여러 권을 받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에 쾌재를 불렀다. 알트루사를 처음 알고 다니기 시작했을 때 시민단체 활동 경험이 많았던 나는 알트루사 운영방식을 보고 너무 놀라웠다. 거의 이상에 가깝다고 생각했던 모습이 현실에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중 가장 감명 깊었던 건 바로 계간지 <니>였다. 그 오랜 세월 동안 한 번도 끊어지지 않고 자원봉사의 힘으로 매번 이 알찬 글들이 책으로 묶여 나온다는 사실이 너무도 신기했다. 그 글을 빨리 읽고 싶은 마음과 나도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얼마간 교정 봉사도 했었다. 그래서 그런지 <니>에 대한 애정이 있었는데 내가 활동하기 전에 나온 책들은 막상 읽어볼 기회가 없었다. 사실 3개월에 한 번 받아보는 <니>도 점점 제대로 읽지 못할 때가 생겨 과월호 제목들을 보며 관심을 가지고는 있었지만 막상 사서 읽을 엄두를 못 냈다. 그런데 갑자기 나에게 기회가 찾아온 것 같아 그동안 내 시선과 마음을 잡아끌었던 제목들에 동그라미를 치고 신청했다.    


그러면서 아주 소정의 작은 후원금을 넣었는데 그 내용을 쓰기가 몹시 부끄럽게 느껴진다. 후원금에 가성비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지만 그 작은 후원금으로 이렇게 값진 선물을 받았으니 요즘 말로 정말 가성비 갑이 아닐 수 없다. 내가 신청한 <니>의 제목은 「갈등 합.시.다」, 「짐작이 오해를 낳다」, 「자폐, 너도 나도 심각해」, 「몇째로 태어나셨어요?」, 「우리는 왜 재미있게 살지 못할까?」, 「규칙과 합의」, 「왜 화가 날까?」, 「나만 아프다?」, 「실수하며 자라다」 이다. 내가 왜 이 제목들에 끌렸는지 이제 길고 추운 겨울 동안 한 권씩 읽어가며 공부해보려 한다. 작은 후원으로 겨울 마음 양식 보따리를 한 아름 챙겨두어 나는 참으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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