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5. 소식지 248호
<기후응급시대>
밀가루 없는 식탁이 상상되는가?
김희정
나는 피자, 빵, 파스타, 각종 전 등 밀가루로 만든 음식을 좋아한다. 한약 먹을 때마다 밀가루 음식을 피하기가 참 힘들었다. 고작 한 달가량인데도 말이다. 그런데 평소에도 밀가루 음식을 계속 먹을 수 없게 된다면 어떨까? 요즘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밀가루 가격이 폭등한다는 기사를 보았다. 최대 밀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두 나라의 전쟁으로 주변국이 영향을 받는 것이다.
이웃 나라의 산불, 가뭄, 폭염, 전쟁은 그들만의 아픔이 아니다. 이들에게 의지해서 먹을거리를 공급받는 주변 국가에도 영향을 주고, 이로 인해 더 큰 아픔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 ‘아랍의 봄’으로 알려진 2010년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대규모 반정부시위의 배경에는 2007~2008년의 세계 식량가격 폭등이 있었다. 한국의 경우에도 2020년 <식품외식경제>는 당시 6개월 이상 지속된 호주 산불로 밀의 생산량이 감소해 국내 식품업계들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2021년도는 어떠한가? 미국이 심각한 가뭄을 겪으면서 농산물 생산량이 급감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리고 올해, 우리나라 주요 밀 수입국인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터졌다.
2020년 4월 <한국농어민신문>의 보도를 보면 우리나라 밀 자급률은 1.2%다. 이 자급률을 높여야 하는데 오히려 농민의 수와 농경지 면적은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심지어 숙련된 농민은 초고령층에 진입했고, 외국인 노동력에 의존했던 일손은 코로나19로 인해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이다. 사람을 대신해주는 기계의 연료비가 지속해서 올라가 농산물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도 증가하고 있다. 탄소 중립사회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먹을거리 자급률을 높이는 실천으로 표현되길 간절히 바란다.
필자인 김희정 님은 현재 환경교육강사로 활동하며 텃밭농사를 짓고 있다. 아이가 자연환경에 가깝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에 출산 후 전북 장수로 이사했다. 제236호(2021.3.)부터 기후위기에 대한 글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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