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2023년 4월호(257호)
<기후응급시대>
태평양을 질주하는 사이렌 소리
한문순
온 나라, 지구 여기저기에서 날마다 사이렌 소리다. 기후응급시대. 일본정부는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를 올 봄과 여름 사이 태평양 바다에 버리겠다고 공표했다. 시간이 임박했다. 봄은 왔고 그들은 정말 바다에 버릴 생각인 것 같다. 사이렌이 울린다. 사람들은 일본 정부가 바다에 방사능 오염수만이 아니라 도덕성도 함께 내다버린다고 비판한다. 왜 아닌가?
방사능은 처리가 항상 문제다. 핵발전소에서 에너지를 만들고 남은 위험한 핵쓰레기를 처리하는 폐기장을 만들 수 있는 안전한 땅도, 방법도 인류는 완벽하게 찾지 못하고 있다. 뭘 믿고 원전을 돌리나?
일본은 기계를 통해 방사능을 걸러낼 테니 오염수가 아니라 처리수라고 하지만 그건 사람들을 속이는 짓이다. 도쿄전력은 처리 과정과 관련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다. 일본 정부는 괜찮다고만 한다. 그러니, 괜찮다면 왜 바다에 버리는가라는 비판은 타당하다.
기계로 방사능을 걸러낸다지만 방사능의 모든 종류를 다 거르지 못한다. 특히 삼중수소가 그렇다. 삼중수소는 바다에 스며들 것이다. 삼중수소는 암을 유발한다. 생식기능도 저하시킬 수 있다. 유전자를 변형시킨다. 삼중수소는 물속에 섞여 있으면 물리·화학적으로 분리하는 게 사실상 어렵다. 그렇게 오염된 물은 지구 상의 온 대양을 돌고 돌 것이다.
일본은 일본어민, 한국어민, 동북아시아 국가, 태평양 섬나라들의 경고와 우려, 정보공개 요구, 반대의 뜻을 외면한다. 그리고는 IAEA(국제원자력기구)와 G7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한다. IAEA가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를 막았나, 그 결과를 책임졌나? G7이 태평양의 오염과 암 발생과 유전자 변형을 책임질 능력이 있나? 대국들은 현재 전쟁과 군사, 경제적으로 패가 갈려 싸우기 바쁘다. 믿을 건 시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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