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2023년 5월호(258호)
<재미있는학교>
청소년 아잘사 4월 11일 후기
아이의 성장을 응원하며
박희영
한 달에 두 번 모이는 청소년 아잘사 모임은 한 번이라도 빠지면 엄청 궁금하고 보고 싶다. 아마도 알트루사 모임 중 현재 유일하게 텍스트 없이 근황 토크로 이루어지는 모임이라 그런가 싶기도 하다. 신학기도 한 달 지났는데 아이들은 어떤지, 저번에 직장에서 있었던 갈등은 어떻게 됐는지, 힘든 가족들은 좀 괜찮아졌는지, 알트루사 공부하면서 알아가는 자신의 이야기, 청소년 재학 수업 이야기 등 궁금한 것도 많고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아 시간이 늘 부족하다.
이번 모임에서 나는 중3이 된 아이 이야기를 나눴다. 갈등의 중심에서 중1을 보내고 중2가 되어 잘 지내는가 싶더니 2학기가 되어 다시 갈등이 심해졌고 아이는 그 전보다 많이 힘들어했다. 지켜보는 부모와 선생님들은 마음이 아프지만, 어린아이 때처럼 모든 걸 직접 나서서 해결해 줄 수가 없었다. 단지 겨울방학 동안 정서적 회복과 건강한 신체를 만들어 주기 위해 여러 모로 애를 좀 썼다.
재미있는 추억을 가지고 마지막 중학생 생활을 마치길 바라며 신학기를 맞았다. 다행히 친하게 지내던 동생들이 1학년 신입생 후배로 들어왔고 3학년에도 전학생이 2명 늘었다. (시골 작은학교에 2명이 늘었다는 건 엄청 큰 사건이다.) 그 중 한 명의 전학생과 아이는 친해지는 듯 보였다. 그래서인지 아침에 일찍 일어나 학교 갈 준비를 척척 알아서 하고 즐겁게 등교하는 아이를 보며 안도감을 느꼈다. 하지만 즐거움은 잠시, 전학 온 아이의 친구가 이번엔 갈등의 중심이 되었다. 그것도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1학년 동생과의 사이에서 큰 사건이 터졌다.
아이는 혼란스러워했지만 갈등을 중재했고 친구의 모습에서 자신을 보는 것 같았다. 그 친구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이야기했지만 앞으로가 중요하다며 마음을 닫지 않고 기다려 주었다. 그리고 갈등이 있을 때 누구 편도 들지 못하고 중간에서 힘들어했던 다른 친구 마음이 이제야 이해가 된다며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는다며 서운해 했던 마음을 풀었다. 이번 전학생 사건에 연루된 아이 엄마들은 전학 온 아이가 잘못은 했지만 그 아이에게도 아픔이 있음을 보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잘못만 보고 아이에게 제재를 가한다면 그 아이에게 변화의 기회를 뺏는 것이라는 생각에 함께했다.
그래서 그 아이가 편하게 잘 지내는 것이 결국 우리 아이들 모두 행복한 길이라는 걸 학교에 열심히 전달했고 다행히 그렇게 사건은 종결되었다. 그 후 아이들은 전학생 아이가 화를 낼 듯싶으면 웃기는 행동을 해서 긴장을 풀어주기도 하고 돌발행동을 하면 학생회장이 나서서 그 아이와 대화를 나누었다. 우리 모두 그 아이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 관심은 약간의 긴장감도 있지만 단죄의 관심이 아니라 더 잘 알고 이해하기 위한 배려의 관심이다. 그 아이의 마음에서 화가 사라지고 편안하게 지내게 되길 함께 기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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