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소중한 시간('압리' 초대한 화요모임 후기)
프로젝트

2021.11.소식지(243호)

 <2021년 9월 28일 화요모임 후기>


소중한 시간

한제선

 

난민팀에 합류하여 준비모임에 이어 화요모임에서 압리(가명)를 만났다. 우리는 압리의 삶으로 초대받았다. 압리보다 먼저 한국에 온 아담도 함께해주어서 뜻깊었다.

 

압리는 아프리카 말리에서 유학 온 20대 청년인데 한국에는 말리 대사관이 없다. 그래서 그가 비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화성 외국인보호소에서 지내게 됐을 때도 모국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그럴 때 알트루사가 ‘100주년기념교회’, ‘아시아의 친구들’과 협력하여 전화카드와 손편지를 보냈고 그렇게 우리와 연결되었다. 생각해보면 정말 엄청난 일이 일어난 것이다. 병에 넣어 바다에 띄워보낸 편지처럼 우리는 어디의 누구에게 닿을지 모르지만 도움이 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선물에 담았다. 그리고 그 마음을 알아본 압리가 감사를 표하며 만나게 되었다.

 

그동안 압리가 겪은 일을 우리가 다 알 수 없지만 이날 이야기를 들으면서 당황하고 외롭고 고통스러웠던 압리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화요모임에 모인 모람들의 격려, 관심, 염려가 그대로 느껴졌다. 한국에서 낯선 이방인으로 살기를 감수하면서 머문 몇 년 동안의 삶이 고통으로만 기억될까 봐 미안했다. 

 

이렇게 오가는 마음을 온전히 느끼는 경험은 나에게 큰 의미가 있다. 지난 난민모임에서 나는 다른 모람들과 달리 난민을 의심하는 마음 때문에 불편했다. 이런 나 자신을 혼내느라 숨이 가쁘고 괴로운 상태를 모람들과 나눌 수 있었다. 모람들이 나를 일방적으로 편들어 주거나 옹호하는 대신 솔직하게 반응해주어서 안심이 되었다. 난민팀에 합류할 용기가 생겼다.

 

이처럼 나, 아담, 압리 모두 알트루사에서 만난다면 나쁜 경험을 덮는 좋은 경험을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공공의 영역에서 서로의 거울이 되어 도우며 동행하자는 알트루사의 정신을 체험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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