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소식지(243호)
<2021년 10월 1일 어머니연구모임 후기>
첫 모임을 마치고 (세 자매의 후기)
막내딸 김은애
어머니연구를 처음 접하며 오래전 일을 기억에서 꺼내보았다. 엄마에게서 보호와 사랑을 받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해 가슴 아팠던 상처에 새살이 돋아나 있음을 발견해서 감사했다. ‘아이와 함께 있고 싶지만 일터로 가야했던 그때 엄마의 마음이 얼마나 시렸을까’라고 생각하며 덮어줄 수 있는 마음이 자랐기 때문이다. 엄마는 바쁘고 힘겨운 삶을 살면서도 ‘내가 너를 많이 사랑한다’라고 느끼게 해서 마음 깊이 따뜻했다. 모람들의 어머니 이야기를 들으며 희망을 갖게 되는 벅찬 시간이었다.
둘째딸 김은정
첫 시간 후 엄마를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이 서운했던 마음만큼 크게 자리 잡았다. 나는 엄마가 힘들어 보여서 나만이라도 짐이 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의논하고, 나누고 싶은 많은 것들을 혼자 삼켰다. 왜 나는 엄마에게 기대를 하지 않고 언뜻 보기에는 효녀같지만 사실은 엄마를 무시하는 딸이 되었을까? 이 모임의 중간 보고서를 쓰게 될 즈음이면 나도 측은지심을 넘어 엄마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의심이 많았지만 적극으로 이리저리 질문하고 느껴보며 굳게 믿게 된 성경 속의 도마처럼, 나도 변하고 싶다. 내가 그토록 소망했듯이 나 자신과 엄마 그리고 타인을 보는 시각이 성장하는 걸 경험하고 싶다.
맏딸 김지은
첫 모임 후 과거에 내 기분에만 빠져 있을 때 어머니가 어떤 마음으로 견뎌냈을지 궁금해졌다. 사흘 동안 머릿속에서 그때의 기억만 되풀이하며 재생했다. 그리고 나서야 내가 엄마 목소리를 어떻게 들었는지 떠올릴 수 있었다. 그때부터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어머니연구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모두 소중하게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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