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 소식지(253호)
<정신건강 상담공부>
10월 5일 '문제해결 방식은 한 가지만 있는 게 아니다'
꾸준히 안 하면 원래대로 돌아가려는 법
한지연
무척 오랜만에 상담모임에 참여했다. 일할 때는 일한다는 이유로, 그만둔 후에는 시간은 많아졌지만 오랜만에 참여하기 어색하고 할 말이 너무 많아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몰라 미루고 있었다. 힘든 일이 쌓이고 쌓여도 내 마음속에 묻어두고 견디면서 혼자서 이겨내 보려고 버티는 건 내 오래된 굳은 습관이다. 창밖을 내다보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지내는 시간이 익숙하다.
혼자서 버텨봐야 답이 없다는 사실을 알지만 다른 방법은 더 모른다. 다른 사람에게 얘기해봐야 내 입만 아프고 내(가족) 얼굴에 침 뱉는 것 같다. 그렇게 쌓이고 뒤엉켜 사람(전화) 목소리도 듣기 싫고 얼굴도 보기 싫어졌다. 누워 있다가 우울해졌는지, 우울해서 누워있는지 모르겠다. 혼자 있으려는 나에게 연락을 하고 문자를 해서 알트루사 일을 같이하자는 동료들이 자꾸 내 마음을 움직였다. 예전에 내가 알트루사에서 행복했던 모습을 자꾸 떠올리게 했다.
상담모임에서 문 선생님은 힘든 문제가 있을 때 같이 서로 생각을 나누고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사랑이라고 말씀하셨다. 그 말을 들은 이후 나 자신에게 ‘그게 사랑이라고?’라고 자꾸 묻는다. ‘사랑? 그럼 내가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건 뭐지?’, ‘왜 그들은 날 사랑하지?’ 이런 질문을 하는 내가 한심하다. 나도 하느님을 믿는 사람인데 이웃의 사랑을 느끼지도 못하고, 이웃을 믿지도 않는 내가 과연 누구를 사랑할 수 있을까? “엄마가 알트루사 모임에 다시 나가면 좋겠어”라는 딸의 말이 가볍게 넘길 의미가 아님을 알게 된다. 내 사고방식이 너무나 굳어져 바뀔 가능성이 없음이 확인될 땐 머릿속이 하얘지고 막막하다.
하지만 남편과 아이들, 부모님과 가족들, 알트루사 친구들, 이웃들과 선선이 사랑을 주고받으려면 꾸준히 해야 한다. 그리고 관계맺기에 게으르면 안 된다. 그것은 나 혼자하는 게 아니라 같이하는 것임이 나에겐 가장 중요하다. 오랜만에 서로 이야기를 이어서 하며 느껴지는 마음이 또 나를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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