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를 알아줍시다
우리나라 여성의 삶 - 에릭슨발단단계를 따라
6강
프로젝트

몸으로 사춘기를 맞은 우리네 아이들이 애처롭습니다. 아이들이 문을 쾅 닫고 자기 방에 들어가 가족을 차단합니다. 온통 세상이 자살하는 아이들을 안타까워합니다. 다른 아이들을 괴롭히는 아이들의 무자비함에 놀랍니다. 자기보다 약한 아이들에게 느낌 없이 수치심을 주고 괴롭히는 성추행에 어안이 벙벙합니다. 돈 몇 푼 때문에 험한 범죄를 저지르기도 합니다. 집을 나와 길에서 떠돌고, 자기들끼리 모텔이고 방을 빌려 함께 살기도 합니다. 컴퓨터 게임에 빠지고, 스마트 전화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는 아이들의 기계같이 네모난 마음에 정을 잇대을 수 없습니다. 우울증 약을 먹으면서, 각성제를 들이키면서 EBS 문제지만 풀고 있는 아이들도 답답합니다.

이러고 보니 건강한 아이들을 찾아보기 힘든 세상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자신이 어른이 되어 어떤 사람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찾아가는 시기입니다. 자신의 욕구를 분명히 알고, 자신이 가진 자산과 재능을 살리고, 적절하고 적극으로 기회를 찾아가는 삶을 만들어내는 때입니다. 그런데 우리네 아이들이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전혀 자기의 욕구를 분명히 하지도 못하고, 그 욕구를 이루기 위한 능력을 키우려 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혼자만의 힘으로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주변에서 적극으로 도움을 받으려는 의도도 보이지 않습니다. 자신만의 욕구를 위해 최대한의 기회를 찾으려는 적극성도 아예 보이지 않습니다.

분명 우리 아이들만의 탓이 아닙니다. 우리 종자가 나쁜 것도 아닐 것입니다. 이 모양 이 꼴로 몰아간 것은 분명 우리 어른들의 책임일 것입니다. 우리 사회와 문화가 깊이 병들고, 사람 살 곳으로 적합하지 않게 오염시킨 우리 어른들의 책임입니다. 오늘 이 짧은 글로 모두 다 파헤치지 못하겠지만 재 쓰고 베옷 입고 깊이 참회해야 할 것입니다.

어른들이 마음의 사춘기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살아온 것을 고백합니다. 또래들과 부모, 교사들과 다른 사회구성원들과 같이 협력하며 살아가는 방법, 고룻한 기회를 공유하는 삶의 태세를 갖추지 못했습니다. 그냥 허겁지겁 먹고 살기에 바빠서 자기다운 삶의 자세 (sense of identity) 따위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습니다. 자신다운 됨됨이 같은 것을 따로 가져야 하는 것인지, 그것이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 깡그리 잊고 살아왔습니다. OECD 국가에 끼면 뭘 합니까? 사람답게 사는 척도에서는 늘 꼴찌이고, 아이들 (청소년) 자살률에서만 1등이라 금메달이라며 좋아할 수 있습니까?

어른들 마음이 병들다 못해 죽어 없어진 것도 아랑곳 않고, 마냥 술에 취해, 성 도착에 빠지고, 기계의 편리함에 젖어 살고 있는데 아이들이 무얼 보고 배우고 제대로 자랄 수 있겠습니까? 경찰이 아무리 겹겹이 둘러막는다 해도 썩은 마음 때문에 만들어가는 죄의 냄새를 막아낼 도리는 없습니다. 힘 가진 우리네 지도자들이 자기의 영혼이 썩은 것을 가리고 아이들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고 외쳐대지만 말짱 헛개비입니다. "배불리 먹여주마", "등록금을 반으로 해 주마", "노동자가 행복한 세상이 되게 해 주마" 하는 말은 우리 아이들을 더 진탕으로 몰고 가게 할 뿐입니다. 마음과 영혼의 건강이 우선인 것을 모르고 있어서는 아무 쓸모가 없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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