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재미있는학교 직업 탐구를 마치고
프로젝트

소식지 6월호(249호)

<재미있는학교>

5월 7일 
 

청소년 재미있는학교 직업 탐구를 마치고

현명호

 

직업 탐구가 주제였지만 지금 하는 일보다는 내가 어렸을 때 어떤 사람이었고 어떻게 성장했나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학생들이 듣기 원하는 이야기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없지 않지만, 과거가 중심이 된 진행방식이 개인적으로 좋았다. 준비는 오래했어도 막상 지금의 일자리를 갖게 된 기간은 길지 않아서 직업에 관해서는 말할 거리가 적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 자신을 돌아보는 일은 언제나 흥미롭다. 분명 내 인생인데 내가 잘 몰랐던 일이나 새롭게 떠오르는 기억이 있어 신기하다. 생각만 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어린 학생들이 알아듣게 설명해야 하므로 말을 고르고 연마하는 과정에서 나의 과거가 재탄생한다.    

 

학생들의 질문은 이런 과정을 애초에 가능하게 하고 계속 굴러가게 하는 동력이었다. 학생들도 소감에서 밝혔지만 만화 <슬램덩크>에 관한 질문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너무 좋아해서 31권이나 되는 많은 분량을 서너 번이나 읽었는데, 막상 바로 떠오르는 장면이 특별히 없어서 놀랐다. 기억을 짜내는 과정에서 선정된 장면들이 당시 경험보다는 최근에 인터넷으로 검색하면서 발견한 것이었다는 사실이 재미있었다. 그리고 20년 전의 만화를 알고 있는 어린 학생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보태줘서 내 기억과 과거가 갱신되는 느낌이었다. 좋은 기회를 준 알트루사 재미있는학교 선생님들과 대화에 참여해준 이은우, 김찬위, 김한을, 천하림 학생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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