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한 후원
프로젝트

소식지 2023년 5월(258호)

<나의 후원 이야기>

다시 시작한 후원

이은미

 

집 근처에는 화원이 많아 봄만 되면 한두 개의 꽃들을 꼭 들이게 되는데 마음은 항상 오래 몇  년 동안 키울 수 있는 것을 선호한다. 그러나 막상 집에 가져오면 어느새 시들거리고 몇 달을 넘기지 못하고 빈 화분만 덩그라니 놓여 아쉬움을 남긴다. 물을 좋아하지 않는 꽃에 물을 많이 주었거나 햇볕을 싫어하는 식물을 잘 키운다고 햇빛에 놓거나 이유도 다양하지만, 공통점은 식물의 특성을 모르고 내 마음대로 한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자녀를 양육할 때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부모가 원하는 모습의 자녀 상을 자녀의 특성과는 관계없이 그대로 들이대고 키우려 했던 나를 돌아보고 돌이키게 한 것은 도서관에서 우연히 접한 문은희 선생님의 ‘엄마가 아이를 아프게 한다’는 책이다. 

 

mother-child

유별나게 개성이 강했던 중학생 딸아이와 갈등의 꼭대기까지 치달았던 시기에 아이에 대한 관점을 완전히 바꾼 계기가 되었다. 이후 아이와 신뢰하며 사랑하는 관계를 새롭게 만들어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다행스럽게도 회복이 가능한 것이 자녀와의 관계였다. 이것을 계기로 양육의 어려움에 부닥친 후배 부모들과 주변의 지인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어줍찮게 훈수도 두는 건방을 떤다. 

 

 

이에 대한 감사로 엄마, 여성들의 마음을 챙기고 세우는 알트루사를 후원하게 되었다. 그러나 모임에 참석한 일도 없고, 활동을 이어주는 끈도 없는 이유와 내 일도 바빠 회비 입금을 자동이체로 해 놓은 후 무심하게 수년을 지낸 후 후배에게 책을 선물하면서 회비 후원이 어떻게 되었는지 통장을 살펴보니 자동이체가 수년 전에 끝나 있었다. 이렇게 무심할 수가! 마음은 있으나 손끝 하나 까딱하지 않으면서 지나쳐버린 모습에 미안함이 많이 앞섰다. 자동이체의 끝 날이 언제인지 확인하는 것 하나만 해도 좋았을 것을…. 

 

우리 사회의 가장 작은 공동체 단위인 가정에서 남편과 아내 모두 중요하지만 특별하게 여성의 건강함(몸과 마음 모두)이 더욱 중요하고 사회 전체의 건강함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여성들의 마음 건강을 위해 애쓰고 나아가 조금이라도 착해지고 싶은 사회를 만드는 일에 동참하는 것에 모래알 하나 보탰다고 생각하면서 위안을 삼으려 한다. 

 

*알트루사는 회원들의 회비로만 운영하는 시민 단체입니다. 회비 자동이체가 매달 잘 되고 있는지 확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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