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0일
모람들과 함께 기억 속의 어머니를 만나는 여정
이경희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7년째인데 어떻게 인터뷰를 할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문은희 선생님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사람은 자매들이나 가족들과 기억을 공유하며 어머니를 알아가보라고 말씀하셨다. 이번 모임의 큰 주제 중 하나는 ‘남편과 결혼하여 사는 데 부모님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였다. 부모님이 사는 모습이 각자 부부상의 밑그림이 된다고 해서, 남편을 대하는 태도에 관해 이야기 나누었다.
나는 태어나자마자 입양 간 막내 여동생과 재회한 이야기를 했다. 동생 이야기를 소설로 썼다 하니 모람들이 관심 가져줘서 고마웠다. 마치 자신의 동생을 찾은 것마냥 기뻐해줘서 친밀감이 느껴졌다. 이래서 선생님이 “여자는 언제나 여자 친구가 필요하다”고 했나 보다.
문은희 선생님이 어머니연구 결과물을 엮어 모두가 필자가 되는 책을 써보자고 제안했다. 모두가 함께 쓰는 어머니 전기라니, 근사할 것 같다. 특히 세 자매들의 이야기가 기대된다. 자매가 여럿인 나의 모습도 거울에 비춰보듯 볼 수 있고, 어머니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 다들 부지런히 인터뷰해서 의미 있는 이야기들을 많이 발굴하면 좋겠다. 나도 그 한 귀퉁이를 담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설렌다.
모람들이 들려주는 어머니의 모습이 나의 어머니와 참 다른데, 신기하게도 나의 엄마를 재해석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나처럼 어머니가 살아계시지 않은 모람들이 있어서 공감되기도 하고, 내게 또 다른 어머니가 생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런 조각들을 모으면 엄마를 다시 볼 수 있지 않을까. 어머니연구를 통해 모두 어머니와 더 가까워지는 기회를 얻기를 바란다. 언젠가는 같은 여자로서 어머니와 좋은 친구가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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