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3일 어린이 재미있는학교 후기

과일 중에 가장 뜨거운 과일은?
  
윤들

이번 학기 어린이 재미있는학교는 매주 각 가정의 아이들이 수업을 준비해서 진행하고 있다.    

세훈·세진·여진이네 가정의 경우 정은선 선생님이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의 “나는 행복해질 거야(에 포이 타이타이 예)”라는 노래를 가르쳐줬고 웬디·샤이니네 가정은 웬디가 종이접기로 상자 만드는 법을 알려줬다. 우리 집은 진작부터 승주가 퀴즈쇼를 진행하기로 정하고 열심히 준비를 해왔다. 학교에서 난센스 퀴즈를 처음 접하고서는 재미있었는지 들을 때마다 집에 와서 퀴즈를 내곤 하더니 재미있는학교 수업도 퀴즈쇼를 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서점에서 난센스 퀴즈 책도 사서 읽고 같이 인터넷 검색을 하며 문제를 고르고 또 골랐다. 답을 생각하는 20초 동안 들려줄 음악도 같이 골라봤는데 듣기에 흥겨웠는지 내가 파워포인트 파일을 만드는 동안 승주는 옆에서 노래를 들으며 덩실덩실 춤을 췄다. 

재미있는학교 수업 당일, 수업 자체는 계획한 대로 굴러가지 않았다. 준비한 파일을 줌에서 여는데 문제가 생겨 아이들이 좀 기다려야 했고 열심히 고른 노래들도 재생이 되지 않았다. 승주와 내가 준비한 문제들은 너무 흔하고 쉬운 것들이어서 퀴즈쇼를 마치고 다른 아이들이 추가로 내준 퀴즈가 훨씬 더 재미있었을 정도였다. 이렇게 약간의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승주는 직접  수업을 진행했다는 점이 참 만족스러운 듯했다. 수업을 잘 마친 “자기 자신이 자랑스러웠”단다.  

아이들이 수업에 집중해서 참여해줘서 신기하고 고마웠다. 이후 어린이 재미있는학교에서 퀴즈대회가 두 번 더 열린 걸 보면 문제를 내고 맞추는 걸 아이들이 좋아하는구나 싶었다. 아 참, 참고로 과일 중에 가장 뜨거운 과일은 천도(!)복숭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