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손을 내밀면 손이 보인다 
프로젝트

2022.5. 소식지(248호)

<정신건강 상담공부>

 4월 6일 후기


손을 내밀면 손이 보인다 

강용민

 

수요 모임이 있는 날, 출근하는 날과는 다른 느낌으로 아침을 맞이할 수 있어서 좋다. 여유 있게 차 한 잔 하며 아침을 즐기고 싶지만 밀린 집안일을 하고 모임 10분 전에 줌에 접속했다. 문은희 선생님께서 들어와 계셨다. 어찌 지냈는지 물어봐주시는 관심에 내 이야기가 쑥쑥 터져 나왔다. 잠시 뒤에 모람들의 얼굴이 보이면서 사춘기 세 번째 시간이 시작되었다. 
 

<길고 어려워진 사춘기라는 터널 지나기>라는 선생님의 발제 글을 내가 소리 내어 읽었다. 입으로 읽으면서도 마음으로는 읽지 않고 있었다. 모임의 첫 시작은 늘 낯설다. 그냥 듣기만 하고 싶어서였을까? 모람들이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러면 그 이야기 속에서 항상 내가 보인다. 꾹꾹 눌러 밀쳐두었던 내 마음이 보인다. 내 기준에 차지 않는 아이를 보는 나, 지난 세월 속에서 해결되지 않은 문제로 고민하는 나, 내가 가진 생각의 틀이 당연하다는 듯이 아이에게 내뱉는 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마음이 뜨거워졌다. ‘이 모든 문제는 내가 풀어야 하는데, 나 혼자 어쩌지?’ 싶어 고민하던 차였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 때문인지 아님 마치 내 이야기를 대신 해주는 것 같던 한 모람 때문인지 모르겠다. 꽁꽁 얼어있던 내 마음에 미세한 균열이 생겨 이야기할 마음을 먹었다. 내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채 그 모람을 향해 울먹이며 말했다. “아이가 처한 상황은 당신 때문이 아닙니다. 그냥 그 아이가 삶 속에서 겪어가야 하는 하나의 과정이지 않을까요. 내가 그들과 다르듯 내 아이도 다른 아이랑 다르니까요.” 하고 싶은 말인 동시에 듣고 싶은 말이었을까? 속이 후련했다. 들어주시는 문 선생님과 모람들이 있어서 오늘도 나는 귀한 시간을 선물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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