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6월호(249호)
<정신건강 상담공부>
2022년 5월 4일
나를 방해하는 것들은 어디에서 오나?
이주영
나는 상담모임에서 말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하고 싶은 말이 생각나지 않기도 하고, 생각나더라도 말할까 말까 망설이게 하는 또 다른 생각들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번에도 잘 지냈느냐는 질문에 “네”라는 대답을 먼저 뱉는 바람에 복잡하고 불편한 마음 상태를 말할 기회를 스스로 막아버렸다. 힘들수록, 아플수록 표현하기가 더 어렵다.
‘건강한 어른들의 믿음직한 모습’이란 글 제목에 건강하지 않은 엄마를 보며 늘 불안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나는 어렸지만 엄마가 몸도 마음도 같이 아픈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엄마의 기분상태를 눈치 보고, 말 잘 듣는 착한 아이가 되어야 했다. 아픈 엄마의 모습이 싫었기 때문에 나는 아파서 누워있는 상황이 되면 마음이 편치가 않다. 아주 아프면 어쩔 도리가 없는데, 그 정도가 아닌데도 누워있으려면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이 나서 쉬는 데에 방해가 된다. 할 일도 생각나고, 아프다고 말하면 걱정할 것도 신경 쓰여서 어떻게 말할지 고민한다.
상담모임에서 나의 마음, 상태보다 다른 사람의 반응에 더 신경을 쓴다, 몸이 아픈 건 견디겠는데 답답하고 무기력한 마음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했다. 전에도 이런 이야기를 했지만 여전히 반복하고 있는 내가 또 못마땅하다. 이 문제에 매여 있으니 계속 반복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 빠져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있는 그대로 표현해도 괜찮다는 믿음은 어떻게 생길 수 있을까? 나를 표현하는 데에 방해되는 요인을 찾고 찾아서 끝까지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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