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걷는 한걸음!
프로젝트

소식지 2022년 7,8월호(250호)

<기후응급시대>

 

함께 걷는 한걸음!

김희정

 

폴 호컨은 <한 세대 안에 기후위기 끝내기>라는 책에서 뉴질랜드 마오리족의 ‘마나키팅아(manaakitranga)’라는 관습을 소개한다. 이는 크고 작든 모든 사람을 보살피는 마음으로 만나서 특별한 의미가 있고 소중하게 여기며 개인보다 집단을 우선시하는 것이다. 폴 호건은 이 관습을 언급함으로써 유대감의 중요성을 말하고자 했다. 그에 주장에 의하면 유대감은 보편적으로 필수적이며 기후위기를 종식할 수 있는 필수적인 특성이다.

 

지난 4월 연세-가나안 여름학기 수업에서 만났던 스리랑카 출신 학생이 메시지를 보냈다. 스리랑카는 현재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은 지나갔는데, 경제적 어려움에 있다고 한다. 농업 분야에서 모든 화학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여 수확량이 30% 감소했지만 견뎠다고 했다. 스리랑카는 2021년 4월  '유기농 100%' 국가로 만들겠다고 전격 선언한 뒤 화학비료와 농약의 수입을 금지했다. 스리랑카의 외화보유액에 비해 화학비료 수입금액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유기농으로의 전환으로 국민들이 겪어야 했던 힘겨운 상황은 어쩔 수 없었다. 그는 내가 수업할 때 스리랑카의 사례를 학생들에게 알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우리는 견뎠다”라는 메시지에 희망을 느꼈다.   

 

올해 나는 전주에 있는 환경교육연구소에서 다른 연구원들과 함께 환경교육을 하고 있다. 수업을 나가기 전 우리는 함께 수업준비를 하고, 수업 후에는 어땠는지 공유한다. 혼자 수업을 준비할 때보다 수업의 내용이 풍성해진다. 환경교육이 아닌 경제, 관광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한 사람이 팀원으로 있어 다양한 고민을 하게 해 준다. 더불어 상대는 자연환경 보존을 위해 행동에 변화가 생겼다고 한다. 우리와 함께하면서 즐거운 불편함에 동참하는 자신을 본다고 말한다. 어깨동무하고 발맞춰 걸을 때 느끼는 즐거움을 서로 느끼고 있다.

 

어떤 어려운 길도 함께하는 사람이 있다면 충분히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관점으로 나는 기후위기를 종식하기 위해서 연대감은 필수라는 폴 호컨의 주장에 동의한다. 이 글을 읽는 모람들도 나의 생각에 동의하는지 궁금하다. 동의한다면 그게 뭐든 함께하자. 함께 길을 만들어가자! 

 

필자인 김희정 님은 현재 환경교육강사로 활동하며 텃밭농사를 짓고 있다. 아이가 자연환경에 가깝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에 출산 후 전북 장수로 이사했다. 제236호부터 기후위기에 대한 글을 연재하고 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