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지정 후원

2022.11. 소식지(253호)

<나의 후원 이야기>

난민 지정 후원

이미경
 

알트루사 회원으로 가입한 지 2년이 다가오는데, 아직 나를 소개할 때 “새내기입니다”라고 습관처럼 말한다. 아마 기존 회원들의 열정적인 활동과 능력에 놀라서, 그 정도로 못하니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나도 모르게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자원 봉사자들의 활동과 노고에 늘 미안한 마음이 있어 뭔가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생기면 해보려고 다짐하지만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그러던 중 ‘난민과 함께 살기’ 모임에 참석하면서 그동안 난민에 대한 나의 무관심과 무지를 깨달았다. 이미 많은 분들이 그들을 위하여 오래전부터 활동을 해왔으며, 알트루사와 친구로 지내는 난민들이 여러 명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난민들은 힘든 상황에서도 열심히 생활하고 있었다. 

 

나는 모임에서 난민 친구, 아미아타를 만났고 활발하고 적극적이며 웃음이 많은 아미아타를 통해 한국에서 난민의 삶이 어떤지를 조금은 알게 되었다. 안타깝게도 아직 우리나라는 난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많고, 정부에서도 난민들에게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에 난민으로 인정받기가 아주 힘들었다. 아미아타도 한국에 들어온 지 10년 가까이 되지만, 아직까지 난민인정을 받지 못해 힘겹게 살고 있다. 난민모임에서 이런 난민들의 소식을 듣고 직접 만나면서 오히려 나는 더 절망하였다. 내가 또는 우리가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어려움이 너무나 복합적이라 어찌할 바를 모르겠고, 막막한 느낌이 들어 모임에서 빠지고 싶었다. 

 

하지만 꾸준히 모임을 하며 그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아픔에 공감하며 함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람들을 보며 마음을 다시 먹었다. 뭔가 거창한 일이 아니더라도 그저 마음을 나누고 어려움에 공감하는 모습이 난민들에게 큰 힘과 위로가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나의 친구가 된 아미아타는 이젠 나를 ‘언니’라고 하고 서로 가끔 안부를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다. 아미아타는 자녀가 셋 있는데, 큰 딸은 대학생으로 모든 것을 자력으로 해내는 청년이 되어 걱정이 덜 되었다. 그런데 이제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과 유치원생 딸이 있어 가족은 경제적으로 힘들게 지내고 있었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속만 끓이고 있던 차에, 난민 모임 회원인 김순금 님과 일반회원인 김영만 님이 어려운 처지에 있는 난민에게 꾸준히 지정 후원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매달 일정금액을 난민가정에 후원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그래서 나도 아미아타에게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주기 위해 지정 후원을 하기로 결심했다. 이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이 모여 많지는 않지만 몇몇 난민들에게 어려움 속에서도 버텨낼 수 있는 힘이 된다는 것이 기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귀한 활동에 동참하게 되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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