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 소식지(253호)
<아.잘.사(아이들과 잘 살아보려는 사람들의 모임)>
10월8일 청소년 아잘사
아잘사가 선물한 감사한 시간
강용민
남편이 금요일 저녁에 코로나에 걸렸음을 알게 되었다. 열도 없고 몸도 아프지 않았다. 목이 조금 잠겨서 감기인 줄 알고 이비인후과를 갔다가 확진판정을 받았다. 다행이었다. 코로나에 걸렸지만 심하게 아프진 않아서. 그리고 금요일 저녁에 출발하려던 가족모임이 자연스럽게 연기되고 토요일 하루가 나에게 온전히 주어졌다. 이번 모임도 듣기만 가능할거라 생각했는데 말할 수 있는 기회가 갑자기 생겼으니 이 또한 다행이었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은 더없이 반가웠고 각자의 근황을 궁금해하며 이야기가 시작 되었다. 역시 우리는 아이들과 잘 살아보고 싶은 마음을 품고 있고 아이였던 내가 자라서 잘 살고 싶어 했다. 결이 비슷비슷한 고민이 들렸다. 내 문제가 그의 문제고 그의 문제가 내 아이의 문제고 내 아이의 문제가 그 어른이 고민하는 문제였다. 모임에 참여한 우리는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이면서도 문제를 푸는 사람 같았다. 그러자 숨기고 싶은 것이 많았던 나는 오늘도 툭 털어놓는다. 내 아이도 그런 면을 가지고 있고 나는 지금 이런 상태임을...
그동안은 잘못한 일인 듯, 잘못된 일인 듯 꽁꽁 싸두었던 아이와 나의 이야기가 스르륵 입 밖으로 나온다. 모임 덕분에 오늘도 나는 마음의 짐 하나를 풀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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