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 소식지(253호)
<기후응급시대>
옷! 오래 입고 물려 입고 고쳐 입자
이인미
요즘 길거리에 나가면 날씬한 젊은 여성들이 허리 부위 맨살을 드러낸 짧은 상의, 일명 ‘크롭탑’을 입고 다니는 모습을 자주 본다. 지난해 여름에는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1년 사이 유행이 바뀐 것이다. 내년에도 크롭탑이 유행할까? 만약 내년 여름에 지금의 유행이 사라지면 올해 판매된 크롭탑은 누군가의 옷장 속에 묵혀있을까? 아니면 급히 버려질까?
몇 년 전 영국에서 깜짝 놀랄 만한 일이 있었다. 버버리사가 자기 회사의 고급 의류들을 헐값에 싸게 파는 건 회사 자존심이 깎이는 일로 여겨진다며, 값비싼 재고 의류들을 모아서 한꺼번에 불에 태웠던 것이다. 싸게 파느니 차라리(!) 불에 태워 없애는 편이 더 낫다는 생각을 한 건데, 우리나라 기업인들이 혹시나 버버리사의 생각(자기과시욕)을 따라할까 봐 겁난다.
옷! 오래 입고, 물려 입고, 고쳐 입으면 좋겠다. 옷을 샀으면 충분히 잘 입고 나서 (해질 때까지 입고 나서) 버리면 어떨까? 너무나도 싫증나서 도무지 더는 입기 싫어졌는데 아직 옷 상태가 괜찮으면 그 디자인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무료 나눔하거나 당근마켓에서 팔든지 해서 쓰레기가 되기까지 최대한 시간을 늦추는 게 필요하다.
오늘날 지구의 기후위기는 탄소배출량이 계속될수록 악화된다. 새 옷을 만들 때마다 탄소가 뿜뿜 배출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참고로,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 쌓여있는 옷 쓰레기 사진, 그리고 윤들 님이 알려준 중고옷 판매 사이트 ‘코너마켓’ 주소를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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