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소식지(259호)
<정신건강 상담공부방>
5월 3일
L.콜버그와 시인 윤동주
이정현
인간이 본능적 편리가 아닌 좀 더 높은 도덕성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은 동물들과 매우 다른 특징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우리는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가치와는 다른 행동을 종종 하며 나중에 후회를 하고 다음에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며 반성을 한다.
이번 상담 모임에서 알게 된 심리학자 L.콜버그는 도덕성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도덕적 행동보다 그 동기에 관심을 두었다. 자기중심으로만 생각하고 판단하는 행동동기에서부터 가족중심에서 벗어나 보편성 원칙을 존중하는 동기를 단계별로 제시했다.
시인 윤동주가 떠올랐다. 그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지성인이다. 나는 그의 시 중에서 ‘참회록’, ‘별 헤는 밤’을 좋아한다. 우리는 단지 그가 사용한 언어가 아름다운 시로 탄생했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벗어나 그가 그런 시를 쓸 수밖에 없었던 동기를 알아야 한다. 대학을 마치고 일본 유학을 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창씨개명을 해야 하는 본인의 행동이 부끄러워 욕된 자신의 모습을 참회하는 시를 쓴 것이다.
우리는 그가 그토록 바라던 ‘봄이 오고 풀이 무성한 희망의 시대’를 살고 있는가. 마음이 아프고 부끄럽다. 나만을 위해 산 어제를 부끄러워했으니, 오늘은 나의 도덕성을 점검하고 내일은 이웃과 더불어 살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우리가 현실을 인식하고 바꾸어 가는 (물론 쉬운 일은 아니지만) 무한 반복의 과정들을 겪어야 우리의 아이들도 부끄러움을 느끼고 도덕성을 회복해 앞으로의 희망을 기대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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