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건강한 합의가 아이에게 좋은 환경을!
우리나라 여성의 삶 - 에릭슨발단단계를 따라
4강
프로젝트

지난 주일 은유, 동화, 혁빈이가 있어서 생기있는 예배가 되고 끝나고도 기쁨이 되었습니다. 걷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은유, 말을 또박또박 하기 시작한 동화, 그리고 스스로 오빠 구실하는 혁빈의 만남은 그 조합에 따라 온갖 역사를 만들어갑니다. 그 이야기는 기쁨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부모들에게는 말썽도 만듭니다. 각기 다른 가능성과 자질을 가진 아이들인 데다가 발달단계가 각각 다른 아이들입니다. 거기다 배경에 있는 세 쌍의 부모가 (혁빈이 아빠는 빠집니다만) 또 각각 다릅니다.

보기를 들어 물먹는 곳에서 종이컵을 빼서 물을 받아먹는 걸 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아직 그 기능을 갖추지 못해 혼자 종이컵을 빼서 물을 받을 줄 모르는 아이가 있습니다. 그 아이는 “재미있는 것 같아 나도 하고 싶어”라고 아직 말을 못합니다. 속상한 마음을 소리 질러 표시할 뿐입니다. 큰소리가 나기 시작하면 어른들은 당황합니다. 드디어 문제 상황에 돌입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부모들이 자기 아이만 조절해 보려 합니다. 소리 지른 아이의 엄마만 자기 아이 입을 막았으면 합니다. 자기 아이가 소리 지르지 않으면 그 부모는 자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소리 지른 아이 엄마만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조치를 취하기를 기다립니다. 그러나 문제는 같이 저지르고 같이 해결해야 합니다.

종이컵을 자꾸 빼서 물을 따르지만 마시려고 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필요와 상관없이 종이컵은 여러 개 쓰레기통 행차를 합니다. 장난감이 아니라는 것을 아이에게 가르쳐 주어야 하는 어른이 제대로 좋은 환경 구실을 해야 합니다. 작은아이는 큰아이가 그것을 장난감삼아 재미있게 놀고 있다는 것을 간파하고 있었던 겁니다. 자기도 재미있게 놀고 싶었던 겁니다. 아직 그런 공공의식을 가르치기에는 너무 어리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 아이는 자기 소유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아이였습니다. 그날도 머리 매는 고무줄, 유모차, 자기 차를 빼앗기지 않으려 애쓴 아이입니다. 자기 소유를 구분하는 아이에게 다른 사람의 소유 (공공의 물 마시는 기계, 종이 컵)를 구분하는 것도 가르칠 수 있습니다.

믿을 만한 어른들이 한계를 분명하게 해주는 것이 아이의 경계를 안심하게 만듭니다.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너그러움은 경계가 분명한 데서 비롯됩니다. 동화가 어린 나이에 동생을 보았습니다. 동생의 등장으로 부모에 대한 신뢰를 묻고, 따지고, 대답을 들어야 하는 단계를 겪고 있습니다. 하고 또 해야 하는 단계입니다. (남편이나 남자 친구에게 애인이 생겼다고 생각해보십시오. 남편이나 남자 친구가 나만을 사랑한다고 생각하던 믿음이 깡그리 사라질 것입니다. 그리고 열심히 따질 겁니다.) 아이가 안심하고 부모의 사랑을 믿을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이가 스스로 동생과는 다른 발달단계를 밟고 있다는 것을 체험하고, 동생과는 다른 존재로 언니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 동생과 같은 아기 짓을 하려는 퇴행행위만이 만족스러운 욕구 처리로 고착되지 않으려면, 발달의 적합한 행동을 동생 보기 전부터 만족스럽게 익혀야 합니다.

동화만의 문제, 동화 부모만의 문제로 비치지 않기 바랍니다. 부모가 각자 아이의 발달 단계에 적합하게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부모의 욕구에 따라 아이의 발달을 늦추어 “아기-부모 놀이”를 연장하려 하는 경향을 경고하는 겁니다. 어린이집에서는 혼자 잘 먹는 아이를 집에 오면 일일이 떠먹이는 것이 웬말입니까? 이야기 시간에 조용히 앉아 잘 듣던 아이를 모임 장소에서는 마음대로 풀어놓는 것이 아이에게 혼란을 줄 것임을 생각하지 못합니까? 얼마 전까지 엄마가 눈앞에서 사라질까 봐 전전긍긍, 변소에도 마음대로 못 가던 때만 생각하지 말고, 이젠 얼마간 눈에 안 보여도 엄마가 돌아올 것이라는 것을 믿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아주는 어른들이 되어야 합니다. 자기의 호기심을 스스로 풀어가는 솔선의 아이를 읽기, 받아쓰기, 구구단, 외국어에 묶어두는 어른들이 어떤 결과를 낳았습니까? 이른바 일류대학, 번듯해 보이는 조건들에 눈멀어 정말 아이의 삶은 안전에도 없는 어른들이 아이의 평생을 어떻게 만들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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