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얼쑤, 우당탕퉁탕 자료집 편집을 했다네

2022.3. 소식지(246호)

<자원활동가일기>

 

얼쑤, 우당탕퉁탕 자료집 편집을 했다네 

김아리

 

알트루사 이사가 된 지 벌써 2년이 되었다. 2021년 총회가 개최되었을 때는 직장업무로 바빠 신임 막내 이사인데도 총회 준비에 참여할 수 없었다. 그것이 계속 마음에 부채와 압박으로 남아 있었다. 2022년 총회준비에서는 어쨌든 한몫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총회준비위원이 되었다. 

 

총회 준비를 위해 계속 화상회의를 함께 했지만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막막했다. 그런데 총회자료집 편집 봉사를 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자, ‘저건 잘 할 수 있겠는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존 총회 자료집을 보면서 글씨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디자인도 바꾸고 싶었다. 용어를 통일하고, 목차부터 논의를 통해 제대로 틀을 잡고 싶었다. 전체 디자인과 구성을 결정하여 작업하기까지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고, 에너지를 잔뜩 쏟았다. 하지만 각 사업 담당자가 원고를 작성하여 보내주면, 만들어 놓은 양식에 내용만 넣으면 되니 후속 작업은 금방 이뤄지리라 여겼다. 허 참, 알트루사를 너무 만만하게 보았나 보다. 원고 마감일이 일주일 연기되었고, 2차 마감일에도 빠진 원고들이 많았다. 

 

들어오지 않은 원고들을 계속 일일이 체크해서 알리고 소통하는 일이 이렇게 어려운 일인 줄 몰랐다. 차라리 혼자 다 작성하는 일이었다면 내 성격상 미리미리 계획을 세우고 그에 맞춰 차근차근 작업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원고 마감일도 지났고, 자료집 발송 일정까지 시간도 빡빡한데 원고가 중구난방 무차별로 들어오며, 일부 수정 요청까지 여기저기서 들어왔다.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자료 작성 담당자들은 내용을 이메일로 보내고, 카카오톡으로 보내고, 문자로도 보냈다. “이건 도대체 뭐야?” 슬슬 열이 받기 시작했다. 얼굴이 시뻘게져서 며칠 동안 하루 종일 편집에 매달렸다. 하필 이때 친구가 오랜만에 놀러 왔다가 2박 3일 동안 편집하는 내 모습만 보다 갔다. 새로운 메시지를 받을 때마다 전체 구성의 규칙이 틀어진 부분은 없는지, 빠진 부분은 없는지, 문단의 줄은 예쁘게 맞춰졌는지 하나하나 거듭 확인하며 작업을 했다. 중간 저장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파일 오류가 나서, 몇 시간 동안 작업한 것을 다시 메시지들을 확인해가며 반복작업하기도 했다. 

 

나중에는 성질이 댓발 나서 이사회 단체톡방에 ‘화가 나서 신발을 던지는 이모티콘’을 날렸다. 씩씩거리고 있는 내 모습이 갑자기 너무 웃겼다. 시원하게 한참을 웃었더니 답답했던 속도 풀리고 마음이 진정되어 나머지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완벽주의자인 나도 문제지’ 자기반성도 되었다. 사업계획서 등 새로운 양식이 도입되면서 사업담당자들도 혼란스러웠을 것이라고 이해가 되었다. 여러 의견을 주고, 촉박한 시간 속에서도 교정을 봐준 다른 봉사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시간이 부족해서 미처 찾아내지 못한 오타와 오류 등 미흡한 점들이 마음에 걸리지만, 최종 결과물을 보니 흡족하고 뿌듯했다. 내년에 자료집을 편집하는 봉사자는 편하겠지? 하하하. 
 

https://cafe.daum.net/altrusa/SeEe/39  (33차 정기총회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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