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열등감 없이 살기
프로젝트

2022.4. 소식지(247호)

<정신건강 상담공부>  2월 16일 후기 


열등감 없이 살기

김윤경 

 

열등감에 사로잡힌 경험을 나눴다. 몇몇 모람이 어렸을 적 부모님이나 영향력 있는 누군가의 단정적 말에 ‘나는 재미가 없는 사람, 말을 술술 못 하는 사람, 맥아리 없는 사람이야’라는 생각에 매달렸다 한다. 그리고 그런 판단을 강화할 만한 말을 들을 때면 흠칫했다는 열등감 포로 수기를 풀어주었다. 다행히 해방되어 마음의 자유, 편안함을 맛보았다고 덧붙였는데 이 대목에서 나는 자신의 체형에 잘 맞는 옷을 입은 듯한 모람의 모습을 떠올렸다. 참 좋았겠다. 

 

문은희 선생님은 열등감의 족쇄에서 풀려난 모람의 자족감을 반기며 그 모람 곁에 자신을 제대로 알아봐주는 사람이 있었다는 지점에 주목했다. 아하! 제대로 알아봐주는 사람이 열등감 족쇄를 푸는 열쇠구나. 어릴 땐 더더욱 나를 비추는 거울이 왜곡된 줄 모른다. 어리고 여린 마음을 파고들어 정체감을 교란하는 관습적 성공 공식, 냉소적 비교 평가, 편향적 충고에 나의 소중한 사람이 괜히 움츠러들어 있지 않도록 자기다움을 제대로 알아봐주는 이웃이 되어야겠다.

 

이런 다짐을 하게 만드는 모람들의 귀한 경험담에 이어, ‘열등감 없이 살기’라는 제목의 발제글이 내 마음에 작은 파문을 일으켰다. 열등감 ‘없이’ 살아가는 걸 생각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열등감이란 성공의 원동력으로서 생산적 역할을 한다고 으레 여겨왔다. 그래서 적절히 극복하고 다스려져야 할 성질의 것이기에 ‘없이’ 살기가 가능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더 보태면, ‘질투는 나의 힘’이라는 유명한 시의 제목마냥, 열등감을 무기 삼아 부러움의 대상을 모방하여 우월성을 쟁취해내는 게 성공적인 열등감 대처방략이라 믿어왔다.

 

이런 통념에 매여 있다가 마주한 ‘열등감 없이 살기’란 말이 ‘열등감 잘 극복하기’와는 차원이 다른 인생살이의 새로운 해법같이 느껴졌다. 이렇듯 삶을 대하는 태도의 지평을 조금씩 더 넓혀주니 알트루사 모임 참여를 기쁘게 맞이하지 않을 수 없다. 아차, 이번 모임에서도 마음의 크기를 키워주고 용기의 실천을 결단케 하는 문 선생님의 마법같은 주문이 있었다. “한 번밖에 못 사는 인생이거든요!”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