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아미아타

소식지 2022년 5월호(248호)

<난민과 함께 살기>

3월 14일 난민회의 후기

 

내 친구 아미아타 

이미경

 

나와는 거리가 먼 말이었던 ‘난민’. 난민들에게 거의 무관심했던 나는 난민이야기를 들었을 때 ‘우리나라에도 어려운 사람이 많으니 난민에게까지 신경 쓰지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습관적인 자기합리화가 지금은 너무 부끄럽다. 

 

알트루사 새내기 회원으로 이것저것 접하면서 많은 사람이 바쁜 와중에도 ‘난민과 함께 살기’ 모임에 참여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혹시 조금이라도 일손을 덜어줄 수 있을까 문 두드려 본 게 귀한 계기가 되었다. 그동안 ‘난민과 함께 살기’ 활동을 통해 내 생각과 마음이 많이 달라졌다. 먼저 편협했던 나만의 세계에서 벗어나 아주 조금이지만 내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게 눈을 돌려 그들의 어려움을 알아가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난민 모임을 하면서 우리나라 난민 정책의 문제점을 알게 되었고 많은 난민이 경제적 정신적으로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러한 현실을 마주하기가 처음에는 너무 불편했다. 어차피 내가 별로 도움이 안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들을 확실하게 도울 방도가 없는 현실이 답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난민 회의를 여러 번 하면서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물질적인 도움만이 아니라 함께 지내면서 마음을 나누는 이웃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모임을 할 때마다 느껴지는 난민을 향한 모람들의 간절한 마음도 너무 귀하다. 매번 기적이 일어나는 것만 같다. 

 

회의를 하면서 오가는 따뜻한 마음이 그들한테 전해지는 것처럼, 어려운 삶을 열심히 잘 꾸려가는 난민 친구들의 존재가 내게 힘이 되어준다. 특히 나에게 좋은 친구가 생겼다. 아미아타이다. 그레이셔스의 엄마로 잘 알려져 있다. 아미아타는 상상할 수도 없는 어려움 속에서도 밝고 쾌활하게 세 자녀의 엄마로 씩씩하게 지내고 있다. 13살 나이에 고향 라이베리아를 떠나 30년 넘게 난민 생활을 하고 있으면서도 자식들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 이웃을 생각하는 넓은 마음 등은 내가 다 헤아리기 어렵다. 긴 난민 생활을 거치며 하느님을 만나 가깝게 지내고 있는 아미아타는 내게 오늘도 축복의 말을 전해주는 좋은 친구이다. 하느님께 기도한다. 아직 난민 인정을 못 받아 많은 어려움을 겪는 아미아타에게 꼭 좋은 소식이 생겨 한국에서 좀 더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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