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사람이 되살아나 경고한들

2022.11. 소식지(253호)

<여성의 눈으로 건강하게 성서읽기>

9월 28일 

죽은 사람이 되살아나 경고한들

 

윤들

 

알트루사의 성서 읽기 모임은 역사가 깊지만 코로나 이전에는 딱히 참석할 계기가 없었다. 그러던 중 소속된 교회의 성경 공부가 코로나로 인해 중단된 덕분에(?) 작년부터 성서 읽기 모임에 합류했다. 성당에 다니는 사람, 신학 학교에 다니는 이, 교회에 다니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는 경우 등 다양한 신앙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성경을 읽고 이야기 나누는 재미가 참 쏠쏠하다. 

 

이날 모임에서는 누가복음 16장을 함께 읽었다. 당시 유대인 공동체의 문화를 모르면 성경 본문의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부자와 거지, 혹은 거지 나사로의 이야기(19~31절)도 그렇다. 부자가 죽은 다음에 자신을 불쌍히 여겨달라고 애원하는 대상이 왜 하나님이 아니라 아브라함인지, 죽은 나사로를 돌려보내 자기 형제들에게 경고해달라고 비는 이유가 무엇인지 본문만 읽어서는 짐작하기 어렵다.

 

이에 대한 몇 가지 설명이 나왔다: 1) 아브라함을 믿음의 조상으로 여겼던 유대인들은 죽은 뒤에 아브라함의 품에 안기는 축복을 누린다고 믿었다. 2) 산 사람들이 죽은 사람을 위해 하는 기도가 죽은 사람에 대한 사후 심판에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 경우가 있었다. 이 점에서 자기 가족에게 나사로를 보내 경고하려고 한 것은 자신을 위한 행동이었을 수 있다. 

 

죽었던 사람이 다시 살아 돌아가는 정도의 놀라운 사건이 일어나야 사람들이 경고를 듣지 않겠냐는 부자의 말에 아브라함은 고개를 젓는다(31절). 모세와 예언자의 말을 듣지 않는 이들이라면 죽었던 사람이 살아나도 믿지 않을 것이라고. 우리가 얼마나 고집이 센지, 우리가 마음을 돌리기가 얼마나 어려운 지를 다시금 깨닫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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