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하나님이 있어?”

2023년 2월 소식지(255호)

<여성의 눈으로 건강하게 성서 읽기>

2022년 12월 14일


“진짜 하나님이 있어?”

홍혜경

 

누가복음 18절을 읽고 이야기 나누었다. 먼저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밤낮으로 부르짖는, 택하신 백성의 권리를 찾아주시지 않고, 모른 체하고 오래 그들을 내버려 두시겠느냐?"(7절)에서  ‘백성의 권리’를 개인적인 욕망으로 해석하면 그것을 이루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의 근거로 삼을 수도 있겠다는 의견에 각자 하나님에게 어떤 기도를 하는지 나누었다. 

 

어떤 이는 예전에는 무조건 원하는 것을 해달라는 기도를 했는데 요즘은 일의 앞뒤를 살펴 생각하게 되니 이제 그런 기도는 안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또 다른 이도 처음에는 시시콜콜 원하는 걸 말하지만 어느 지점에서부터는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으시니 믿고 따르겠다는 기도를 하게 된다고 한다. 집 문제로 온 가족이 기도를 올린다는 모람은 결과가 내가 가장 원하던 것인지 자신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41절에 나오는 맹인처럼 예수님이 가장 원하는 것을 물었을 때 즉각 자신이 원하는 걸 말하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맹인이 즉각 눈을 뜨게 해달라고 하듯이 매 순간 믿음을 가지고 자신을 준비하고 세상을 살아가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17절의 "누구든지 어린이와 같이 하나님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거기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에서 ‘어린이와 같다’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질문이 나왔다. 자신은 기도 내용이 너무 이성적인데 하나님에게 거리를 두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했다. 어린아이를 키우고 있는 모람들은 아이가 “진짜 하나님이 있어?”라고 의심하는 질문을 해서 자기와 다르다고 생각을 했단다. 자신은 ‘어린아이 같다’는 것을 순수하고 의심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모람은 아이가 온전히 자신에게 의지하고 요구하는 것을 보며 ‘아이답다’는 것이 저런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또 다른 이는 그 당시 어린아이는 존재감 없이 무시당하는 약자였기에 이런 약자가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의미로 쓰이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고 했다.  

 

모임에서 우리가 하나님을 어떤 마음으로 만날 것인가 고민하는 건 이미 하나님이 나와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에 대한 믿음을 나누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나는 하나님과 제대로 관계를 맺기 위해 있는 척, 아닌 척하지 않고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고 있는가. “진짜 하나님이 있어?”라고 물을 수 있는 어린아이 같은 마음으로 하나님과 만나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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