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을 마주하고 사랑으로 이해해 주어야 할 것을!
우리나라 여성의 삶 - 에릭슨발단단계를 따라
2강
프로젝트

전에 현주는 늘 어디가나 책을 들고 다녔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곳에서 열린 생일잔치에 와서도 책에 얼굴을 박고 있었습니다. 해리 포터는 몇 번씩 읽고, 나니아를 좋아했고, 붉은 머리 앤은 엄마의 애독서이자 현주도 좋아했습니다. 그의 독서열을 어른들은 모두 신통해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현주는 아주 달라졌습니다. 동무들과 마주보며 노는 것에 흠뻑 재미를 느끼고, 인터넷에 소설을 올려 4강까지 오르기도 하고, 사람을 아름답게 만드는 화장에 흥미를 가지고 열심히 실험도 합니다. 아름다움에 관심두고 옷도 맵시나게 입을 줄 알게 되었습니다. 동생 원석이가 고전음악을 즐기는데 현주는 재즈음악을 좋아합니다. 엄마와 마음을 나누는 것을 즐기기도 하고, 엄마와 마주앉아 뜨개질 하면서 더 없이 행복을 느낀답니다. 삶을 건강하게 즐길 줄 아는 사춘기를 거치고 있어 흐뭇합니다.

뭐든 “즐긴다” 하면 흔히 “놀기만 한다”고 생각하는데 현주는 책임감 없이 함부로 사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 자신의 욕구를 알고 성실하게 실험하고, 봉사활동도 하며, 아빠에게 피아노 레쓴을 하며, 삶을 열심히 즐기니 더 이상 바랄 게 없습니다. 많은 청소년들이 그 나이에 하고 싶은 것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게임에 빠지고, 담배를 끊지 못하고, 유행이나 성에 집착하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 행동이 아니라도 우리네 어른들이 좋아하는 공부(시험준비하는 학교공부)에만 머리 틀어박고 하고 있다고 해서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자신의 재질을 제대로 파악해서, 기회를 찾아 능력을 키우려는 것이 사춘기의 건강함입니다. 이런 건강함을 얻으려면 안정된 가족과 주변의 신뢰할 수 있는 어른들에게 (현주에게는 문순 이모에게) 이해받고 지원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동무들과 (현주에게는 학교와 재미있는 학교 동무들과)가깝게 지내면서 자신의 정체성이 용납되는 관계가 있어서 가능해 집니다.

부모와 다른 사람들과의 가까운 관계가 없으면 아이들은 사람 이외의 것에서 사람을 대치할 대상을 구합니다.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발명되고 개발된 여러 가지 기술의 산물들이 아이들의 손에 쥐어집니다. tv가 그 하나입니다. 컴퓨터도 다른 한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스마트 전화기는 손쉽게 들고 다니는 기계입니다. 우리 모두에게 편리를 제공하는 없어서 안 될 문명의 이기임에 틀림없습니다. 가까운 사람들과 마음을 공유한 청소년들에게는 그냥 편리한 기계로 쓰임 받습니다. 그러나 사람과의 밀착된 관계가 없는 허술한 인간관계 속에서 자란 아이들에게는 이런 모든 기계는 위험한 대체물이 됩니다.

한 보기로, 인터넷 채팅으로 위험한 관계를 맺고 위태로운 애착에 중독되어 헤어나지 못합니다. 가족이나 이해해주는 어른과 동무가 없는 아이들의 외로움을 기계가 채워줄 것을 헛되게 기대하게 됩니다. 억지로 떼어놓는 것만으로 근본 해결을 볼 수 없습니다. 사랑으로 이해해주는 사람과의 관계만이 어떤 중독 (인터넷 채팅, 게임, 담배나 술, 공부, 살림 등 어떤 중독)에서라도 아이를 구해줄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해해주는 것으로만 만병통치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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